오래됨과 깊음

by lfkpc posted Oct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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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합니다. 최근들어 코로나로 인한 변화는 왠만한 장년층은 따라가기 버거울 만큼 급하고 생소합니다. 눈으로 보고 만나고 하는 것에서 이제는 온라인으로 무엇인가를 사고 주문하고 만나는 일이 당연해져 가고 있습니다. 그 흔한 햄버거 하나를 사는데도 키오스크를 사용해야 해서 난감해 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그저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빠르게 변하는 것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거나 만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롭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 상품들이 많고 변하지 않으면 정체되어 점점 후퇴하게 된다는 평가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할 수 있다면 나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서 더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원합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시대를 읽는 눈이라고 하기도 하고 그런 감각이 삶을 부요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라는 이야기도 듣게 됩니다.

 

3. 오래된 것은 다 나쁘기만 한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오래된 것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더 좋은 것들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오래됨은 깊음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는 것들이 꼭 먼지와 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단해지기도 하고 깊은 맛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책들은 더 고고한 향을 품기도 합니다.

 

4. 비교적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계속해서 변하는 요즘 시대를 따라가기 어려워합니다. 배워야하고 알아야 하니 계속 사용하기도 하고 따로 배워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보관하고 그것들을 통해서 더 깊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문학작품이 주는 즐거움 못지 않게 오래된 작품들이 가진 무게와 사색을 좋아합니다. 심지어 건물들도 모던하고 깔끔한 건물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만큼 오래된 건물들이 보여주는 웅장하거나 고색창연한 모습도 보는 내내 마음을 울립니다. 자연은 더욱 그러해서 오래된 나무나 지형이 주는 울림은 다른 것으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5. 사람의 인생도 시간이 주는 깊이가 있습니다. 청년의 활기참과 무한한 가능성이 한없이 부럽다가도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고 보여주시는 평안함과 삶을 넘어서는 지혜를 만날 때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합니다. 시간은 반드시 우리에게 교훈을 줍니다. 우리는 그 교훈을 내 삶에 깊이 녹여 낼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아둥 바둥하며 지낼 것인지를 연습하게 됩니다. 시간에 나의 삶의 고백이 아름답게 녹여지기를 원합니다. 육신은 연약해지더라도 생각만은 깊어지고 풍성해지기를 원합니다.

 

6. 믿음으로 사는 삶은 더욱 깊이를 담아내길 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하나님을 알고 그 은혜를 덧입어 살아갑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하게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도 깊이 깨달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다면 내 얼굴이 하나님의 말씀을 깨달아 아는 은혜로운 얼굴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비록 어리석고 욕심 많은 인생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기에 그 사랑과 은혜가 내 겉과 속에 조금씩 물들어 가는 삶이기를 기도합니다. 

 

7. 믿음의 선진들의 글을 읽습니다. 감히 따라가지 못한 고백을 듣기도 하고 그들이 깨달은 성경의 진리를 배우기도 합니다. 말씀을 전하는 사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고 그 은혜가 깨달아져서 성도들에게 풍성한 것으로 나눌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실력과 수준이 하나님의 말씀을 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만 깨닫게 됩니다. 

 

8. 가을이 깊어져 갑니다. 계절은 반드시 다시 돌아 오기 마련입니다. 봄이 지나면 여름과 가을을 만나게 됩니다. 비록 이번 여름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했더라도 하나님은 내년 봄이 되면 다시 우리에게 한 해의 삶을 맡기시고 무엇인가 열매 맺기를 기대 하실 것입니다. 인생이 계속되는 동안 이 시간과 계절은 끊임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시간이 우리 삶에 은혜로운 열매로 채워지기를 기도합니다. 

 

9. 우리의 표정과 말이 나의 인생을 전부 담아 낼 수는 없을지라도 내가 지나온 시간이 나를 더욱 깊이있게 만들어 주기를 원합니다. 오랜 삶에서 풍기는 평안과 지혜가 나를 채울 뿐만 아니라 우리 자녀들에게로 또 우리 주변의 사랑하는 성도와 이웃들에게로 흘러 나갈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