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시인의 새해 결심이라는 글입니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말하지 말 것
‘논 숨 콸리스 에람 -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이 말을 수첩 앞장에 적어 놓을 것
물을 더 많이 마실 것, 길이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잊고 여행할 것
자서전은 직접 써내려 갈 것, 다른 사람이나 운명이 대신 쓰게 하지 말고 가슴이 원하는 것이면 할 것
바깥으로 넓어지고 안으로 깊어질 것
신발에 들어간 돌을 다 털어 내지 말 것, 그 불편함이 나의 존재감을 증명해 줄 것이므로
두 꽃 중에서 폭풍우를 이겨 낸 꽃을 선택하고, 두 거짓말 사이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거짓말을 선택할 것
많은 해답을 가진 사람을 멀리 할 것, 그 대신 상처 입은 치유자와 걸어갈 것
자신은 아픔이면서 그 아픔의 치료제임을 기억할 것
나뭇가지를 신뢰하는 대신 자신의 날개를 신뢰할 것
음정이 약간 어긋난다고 해서 내 노래를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자신에게 말해 줄 것
거친 바람에 저항하며 날갯짓하는 쇠기러기 보면서 세상의 무엇에 맞서며 나는 살아가고 있나 생각할 것
행복한 사람이 있으면 더 많은 불행한 사람이 있고, 치유된 상처가 있으면 더 많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음을 잊지 말 것
계획대로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계획에 없던 일들을 더 많이 준비해 달라고 기도할 것
하루에 한 번은 회전하는 세계의 중심이 되어 한 송이 꽃처럼 고요히 앉아 있을 것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하든 밤마다 함께 보내는 연인을 둘 것, 그 연인이 시든 책이든 음악이든
올해의 마지막이 그다지 나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을 것
시인이 올린 2022년 새해 결심을 보았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무엇인가를 결심해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늘 교회의 새해를 준비하고 성탄절이며 송구영신예배를 준비하면서 개인적인 결심을 따로 하지는 못했던 것같습니다.
교회 새해 표어를 정하면서 내 개인적인 결심도 함께 하기는하지만 때로는 사소한 부분에서도 작은 결심들을 하고 어디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놓으면 그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어린시절 방학생활 시간표와 같이 잘 지키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눈 앞에 있으면 관심을 가지게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떤 결심들을 하게 될까 생각해봅니다.
조금 더 웃는 얼굴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부터 얼굴이 굳어져 있는 것 같아서 늘 그렇게 해맑고 밝지는못했지만 평안하게 웃는 얼굴이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내가 즐거워 하는 작은 것에 시간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회자로 보내는 시간 외에 한 개인으로 내가 즐거워 하는 것이 무엇이든 소소하게 시간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무엇을 할 시간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무엇을 즐거워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누구를 위해서 혹은 나를 위해서 의미없이 보내는 작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젊은 시절 좋아하던 음악을 듣거나, 사진을 찍거나 가끔 나무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보는 시간이 즐거울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생각해보면 이런 것들이 나를 즐겁게 하거나 내 얼굴에 웃음을 짓게 할까 의문이 들기는 합니다. 중요한 것은 목회자로서의 나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 말씀을 묵상하며 얻는 기쁨에 비할바가 아닐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하나님이 만들어 놓으신 선물을 발견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2022년은 성도님들의 시간 속에서 하나님이 보내신 선물들을 발견하는 시간이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자연이든지 가족이든지, 혹은 우리에게 허락하신 그 무엇이든지 그 안에서 하나님의 선물을 발견하고 즐거워한는 하루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