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글귀중에 머리보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것보다는 손과 발로 사랑을 나누는것이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하는 글이 있습니다.
관계에 대한 꽤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마틴 부버의 “나와 너”를 읽으면서 느꼈던 깊은생각과 또 다르게 아주 간단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 관계는 서로를 향한 마음과 행동을 통해 정립되고 나누어집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관곌르 만들어 내는 일은 말처럼 쉽지만은 않아서 우리가 서로에게 진심이라는 마음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마음은 각자가 가진 아주 주관적인 것이어서 이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오해의 소지를 만들기도하고 관계가 틀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하기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며 그 안에서 상대를 향한 선한 마음과 행동을 표현해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관계를 맺어가게 됩니다. 말을 하고 서로에게 시간을 내어 주는 것이 관계를 맺는 시작이며 그 안에서 사랑을 드러내어 나의 선의를 표현하는 것이 더욱 깊은 관계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 주변에 있는 이들과 관계를 맺습니다. 때로는 성향이 비슷해서 쉽게 다가가게 되는가하면 때로는 조금 더디게 가까워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가 그 관계를 잘 맺기를 소망하고 시간과 애정을 쏟을 때에 조금씩이라도 아름다운 관계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믿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어 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의 시간과 마음을 하나님과 나누고 그분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깊어지게 됩니다. 결코 나만의 독자적인 생각이나 염원만으로는 풍성한 신앙의 삶을 살아가기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인격이시기에 우리의 마음을 보시고 또한 그 안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위해 애쓰는 우리의 행동을 통해 만나지게 됩니다.
믿음은 생각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 속에 믿음이 있다고 생각해도 그 믿음이 입술로 고백되고 손과 발로 드러나지 않는다면 어쩌면 혼자 착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모여 예배드림으로 우리의 믿음을 고백하고 찬양을 통해 내 입술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그렇기에 인격적인 하나님께 나의 마음을 전하고 나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그저 주문을 외우듯이 내 생각만을 나열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어려움을 말하면서 그 일들을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을 발견하기를 소원하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의 기도는 자주 어린아이의 투정 같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를 향해 외치는 고백 같기도 합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이 자주 머리 안에만 갇혀 있지 않기를 원합니다. 생각으로만 또 지식으로만 하나님을 알고 실제의 삶에서는 그 믿음을 멀리 놓아두고 살아가는 신앙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머리 속에서 알고 있는 신앙보다 마음으로 고백하는 믿음이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에만 머물러 있는 믿음이 아니라 내 손과 발로 고백되고 표현되는 믿음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그렇게 2022년을 시작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