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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름이 시작될 무렵 처음 아이들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캐나다 런던 땅을 밟았습니다. 윤호윤 장로님이 디트로이트에서 픽업해 주셔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교회 선교관으로 온것이 런던제일장로교회를 처음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첫날 저녁 늦게 도착한 호텔에서 캄캄한 런던 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가족들이랑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에서 하나님이 우리 가족들을 잘 지켜주시고 인도해주시기를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처음 해보는 타국의 삶이었고 전혀 생소한 런던의 풍경이어서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17년이 지났습니다. 갓 학교를 들어갔던 시내와 유치원을 다니던 시현이는 이제 직장생활을 하고 대학생활을 마무리 하는 성인이 되었습니다. 참 시간이 빠르게 지났습니다.

 

어르신들이 읽으시면 웃을 일이지만 제게도 이제 시간은 참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 이야기 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이제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시간은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데 오히려 내가 느끼는 감각은 현저하게 느려지는 것 같이 생각이 됩니다.

 

감각이야 오감으로 표현되는 것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시간을 감각하고 현상을 감각하는 것이 그리 예민하고 민첩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것도 아마 청년의 시절이 지나 갔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민첩하게 생활하고 빠르고 분명하게 시간들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느슨하게 삶을 살아가고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아마도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주셨던 모습일 것입니다. 

 

청년 때와 어린 시절에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서 무엇인가를 배우고 습득해서 자기의 삶을 개척하고 나아가 사회와 세상을 위해 유익한 사람이 되어 가는 시간일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원숙한 장년이 되면 이미 익히고 배운 것들을 가지고 가정과 세상을 위해 헌신하고 수고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일 겁니다. 그래서 조금은 감각이 정리되고 분명해 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시간이 지나가면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더 깊이 생각하고 세상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첫사랑의 시기에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우고 감격하며 또 주시는 은혜가 풍성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하고 은혜를 사모합니다. 그리고 조금 성숙한 자리에 서가면서 이제 전체 교회 공동체를 바라보며 위해서 기도하고 섬김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성도들이 되어갑니다. 여전히 어르신들의 기도의 자리는 온 교회의 큰 힘이며 교회의 어른들이 예배와 섬김의 자리에 존재한다는 것으로 경험하는 은혜가 있습니다.

 

그럼 신앙생활도 시간이 지나면서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고 감각은 더뎌 지는 것이 맞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이 익숙해지거나 모든 것을 알아 갈만큼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말씀을 묵상하고 삶을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기를 애쓰지 않으면 우리는 언제라도 넘어지고 연약해지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에는 그래서 결코 자신만만할 수 없는 것인지 모릅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죄에 무디어 지지도 않고 신앙의 연륜이 길다고해서 은혜가 늘 삶을 채우고 있지만도 않기 때문입니다. 늘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그리스도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내 속에 말씀이 삶으로 변화되기를 애써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의 평안이 넘치게 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런던제일장로교회 성도 여러분들에게 늘 한결같은 믿음의 경주가 있기를 원합니다. 저와 여러분들이 함께 찬양하고 기도하고 하나님을 예배함으로 우리에게 부으실 은혜를 사모하는 교회이길 바랍니다. 비록 우리의 상황과 형편이 다를지라도 또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더라도 처음 예수님을 알았던 기쁨을 빼앗기지 않고 감사함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한 사람의 삶이 또 다른 이들에게 힘이되고 격려가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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