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는 삶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살아갑니다. 3차원의 공간 안에서 시간이라는 흐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서로 관계를 맺으며 가까워지고 시간을 공유하면서 결속이 생겨납니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고만 더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적 시간과 공간이 많이 공유되면 될수록 관계를 깊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삶에서 이 공간의 범주를 정하고 구분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담을 치거나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모임을 다른 사람들로부터 차단하거나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서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유대관계를 특별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내가 그 상대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때 평안을 느끼기도 합니다.
또 시간도 그러해서 같은 시간에 함께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조금 더 특별한 관계로 맺어집니다. 함께 어려운 문제를 풀어나간다면 그 관계의 돈독함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는 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고 조금 불편한 사람과는 함께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과는 더 가까워지고 서먹한 사람과는 가까워 지기가 어려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시간은 항상 같은 무게로만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르는 것은 때로 상대적이고 객관적임을 느끼게 됩니다. 어느 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가지만 또 어느 순간은 너무 느리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 기억에 잘 남지 않거나 느리게 지나간 시간이 내 기억에 오래 자리 잡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순간은 너무 분명하게 뇌리에 남기도 하지만 또 어떤 시기는 그냥 지나가는 것처럼 마음에 큰 기억을 남기지 못한채 흘러가기도 합니다. 시간은 그래서 물리적인 길이로만 우리에게 작동하지 않고 인간관계의 깊이도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시간을 같이 오래 보냈다고만 해서 좋아지거나 특별해 지지만은 않습니다.
공간도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내 마음대로 구분하거나 정리할 수 만은 없어서 원하는 관계를 위해 공간을 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내게 주어진 공간 안에서 만나는 이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애쓰면서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지혜가 되기도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이런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들만 내 인생의 공간 안에 두려고 하지 말고 전혀 나와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렇게 내가 편하고 친한 사람들과 쌓아 놓은 내 공간을 깨고 나아갈 때 더욱 풍성해지고 아름다워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시간을 의미 있는 것으로 채워 가는 것도 마찬가지 일지 모르게습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늘 우리를 향해 열려 있었고 때로는 오래 참으심으로 또 때로는 넉넉하게 우리를 향해 주시는 말씀으로 다가 왔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우리 하나님을 향해 넉넉한 시간을 내어 드리고 그분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기도와 찬송, 말씀 묵상과 예배의 자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시간의 고백입니다. 양으로만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시간이 나누어 져야만 깊은 교재도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시간과 공간 속에 얼마나 많은 부분이 하나님과 이웃을 향해 열려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나의 마음에 얼마나 많은 부분이 그 사랑으로 채워지고 있는지를 묵상합니다. 기대하기는 점점 내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이 하나님을 인해서 기뻐하는 시간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벽을 넘어 다른 이웃을 향해 열려지기를 원합니다. 더 넓게는 온 세상을 향해 나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기억되는 우리 런던제일장로교회의 성도들의 2022년의 시간과 공간이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