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식사시간에 기도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어서 식사기도는 언제부터인가 습관과 같아졌습니다. 음식이 차려지고 머리를 숙이면 자연스레 시작되는 기도의 내용은 늘 비슷한 내용으로 채워지곤합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허락하신 것으로 기뻐하며 먹은 음식을 통해 은혜를 구합니다.
언젠가 이런 식사 기도가 너무 상투적(?)인 것 같아 조금 마음을 다잡고 내용을 생각하며 차분하게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끔은 꼭 필요한 중보기도를 잊지 않고 하기 위해 식사시간에 하기도 하고 그 날의 삶을 부탁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혼자 묵상으로 기도하는 식사기도 시간에만 그렇게 합니다.
목회자가 되고나서는 혼자 식사기도를 하는 시간도 많지만 때로는 대표로 식사 감사기도를 하게 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늘 생각보다 기도의 내용이 길어지곤해서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음식을 앞에두고 하는 기도이니 짧고 감사함을 담으면 될터인데 음식한 손길을 위해서 또는 함께 식사하는 분들과 그 가정을 위해서 기도하게 되고 그런 기도들이 쌓이면서 점점 길어지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무조건 식사기도는 짧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을 앞에두고 너무 장황하게 기도하는 것도 잘하는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상황과 형편이 다르기에 모든 것을 똑같이 말할 수는 없지만 식사를 위한 감사의 기도는 주신 음식에 감사하는 것이면 충분할 노릇입니다. 그럼에더ㅗ 불구하고 여전히 저는 식사시간에 이런저런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하게 됩니다. 먹어야 하는 음식도 있지만 준비하신 손길을 들을 생각할 때 감사가 있고 그 가정의 형편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다른 시간에 축복과 위로의 기도를 하고 식사시간에는 조금 더 주신 음식에 감사하는 것으로 줄이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행각도 하게됩니다.
우리가 하게되는 가장 많은 횟수의 기도는 아마도 식사 때에 하는 감사 기도일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시간이자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시간 우리에게 삶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기억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길이가 길든 짧든 상관 없이 내 일상을 하나님을 기억하고 허락하신 작은 것에 감사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다른 기도이 시간을 떠올린다면 아마도 새벽에 드리는 기도일 것입니다. 주로 회개와 중보의 기도를 하게 되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합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성도들 그리고 선교지와 이웃, 나라를 생각하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드리는 기도는 자주 부르짖음이 되고 안타까운 외침이 됩니다. 나의 연약함 때문이기도 하고 기도하는 성도들의 상황과 형편을 생각할 때 생기는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은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기도를 삶을 견디는 훌륭한 기도라고 했습니다. 삶기 위해서 지금의 어려움을 견디기 위해서 아파하고 고통하며 부르짖는 것이라고 말씀하면서 이 기도야말로 그리스도인이기에 할 수 있는 놀라운 은혜의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나의 삶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이기려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부르짖지 않게 될 것이기에 적어도 안타까워하고 부르짖는 기도를 하는 사람은 지금의 삶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내기 위해 애쓴느 중이기이기에 잘 하고 있는 것이라 말씀하시는 것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가 늘 감사 기도만 하며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게만 되지 않는 것을 압니다. 내 생각과 다른 상황에 놓일 때가 많고 나의 계획과 다른 환경이 다가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고 주신 위로가 있을찌라도 또다시 우리는 만나는 여러 상황으로 힘겨워하며 하루를 살아가게 됩니다. 바로 그 때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부르짖음으로 시작하여 감사로 끝나는 기도가 우리들의 기도였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의 모든 삶을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오늘도 은혜를 구하고 나의 형편을 아뢰며 때로는 소리 높여서 또 때로는 침묵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