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를 보다가 보면 100년이나 혹은 50년씩 전통을 지키며 장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옛날 음식맛을 지키기 위해서 어머님이 전해주신 방법을 따라 수고스럽게 음식을 하고 고집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보면 한편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다가도 너무 수고스럽겠다는 안스러움도 생깁니다. 그렇게 고집스럽게 일을 하시느라 굽은 등이나 아픈 손가락은 훈장으로만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캐나다에서도 그런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교적 기간을 짧다하지만 자기가 시작한 자리에서 계속해서 식당을 하는 곳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고 그런 곳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딱히 색다른 것은 아니지만 한국 시골에 있는 할머니 밥집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식당들조차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피해가지 못한다는 뉴스가 들려 마음 아프기도 합니다.
캐나다를 처음 왔을 때에 처음 장로님이 함께 나들이 하게 해 주신 곳이 있습니다. 세인트 제이콥이란 마을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에 정착해 살고 있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의 공동체가 있는 동네입니다. 아직도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자기들의 신앙 고백을 따라 전통을 지키며 문명을 거부하거나 느리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입니다. 온타리오에 와있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은 유럽 독일이나 스위스등 지역에서 신앙을 위해 신대륙으로 온 사람들의 후손들입니다.
메노나이트는 재세례파로도 불리는데 종교개혁 당시 조금 더 급진적인 개혁파들로써 당시 국가와 카톨릭이 구별되지 않는 유럽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기를 선언한 사람들입니다. 그들만의 공동체를 만들고 세금을 내거나 국가 교육을 거절하고 자기들만의 학교를 통해 교육하고 전기나 자동차등도 비교적 사용하지 않으면서 농사와 목수일등 육체를 가지고 노동하는 일에 가치를 두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북미대륙에 이주한 18세기 무럽부터 지금까지 자기들의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들의 신앙이 오히려 문화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들이 가진 고집과 고백은 한번 깊이 돌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예레미야서 35장에 보면 레갑자손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칭찬하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십니다. 예레미야에게 그들을 초청해서 식사를대접하고 축복하며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교훈하게 하십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모든 삶을 다 칭찬하시거나 그들의 삶을 따라 가도록 말씀하고 있는 것은아닙니다. 그러나 한가지 그들이 그들의 조상인 요나답의 말을 지켜 순종하는 자세를 높이 보십니다.
적어도 그들은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곳에서 선조의 말씀이라는 것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어서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 내려 살아가야 하는 이스라엘에게 교훈이 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흔들리는 세상에 뿌리내려 살아가야 할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생각대로 말씀을 불순종하고 자기의 생각대로 변해가는 것은 지혜로움이거나 문화가 아니라 불순종임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런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앞선 레갑자손들이나 메노나이트 사람들 처럼 전통을 지키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이 세상의 문화와 변화를 받아 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 내가 뿌리내려 살아가고 있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인지는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때로는 그것이 고집처럼 보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지는 삶인 것 같아 보인다 할지라도 믿음으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너무도 빨리 변하고 너무도 쉽게 흔들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끔은 느리고 고집스럽게 자기들만의 삶을 살아가는 메노나이트 사람들을 보면서 내 신앙의 고집과 고백이 그런 이들의 고집보다 더 못하지는 않은지를 돌아봅니다. 기대하기는 조금씩이라도 내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가는 열심이 나를 확고한 믿음에 서게 하기를 원합니다. 조금씩 말씀에 순종하는 나의 삶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말씀 위에 단단히 뿌리 밖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 캐나다 땅에서 한국어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면서 우리의 자녀들에게 과연 나의 믿음을 물려주고 흔들리지 않도록 말씀에 뿌리 내린 삶을 보여 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에게 주신 자녀들이 고집스럽게 말씀에 뿌리내리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