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모순이라 부릅니다. 세상 모든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창과 세상의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는 방패와 같이 둘은 함께 결코 존재 할 수 없는 것임에도 우리가 사는 삶에는 그런 것들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를 주장하고 과시해야 하는 세상이기에 조금더 과장된 말들을 하는 것도 있을것입니다. 또 복잡한 세상이기에 우리에게 요구되어지는 부분들이 더 많고 복잡한 것이어서 이기도 할 것입니다.
2019년 연말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리서치해서 발표한 기사에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나 요구되는 능력에 대한 것을 쓴 것이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한 종류의 직능에 숙련된 사람들이 필요했고 그런 직업들이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부터 창의적인 것들을 요구하고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들이 각광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두가지 부분을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요구가 많아 질 것이라는 기사였습니다.
말하자면 서로 친하지 않은 두가지를 골고루 같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숙련된 능력은 주로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좌뇌가 담당하는 영역이라면 창의성은 주로 우뇌에서 담당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둘은 균형있게 자라기가 쉽지 않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성향이나 특성들은 한 쪽으로 치우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논리적인 사람은 예술적 성향이 부족하거나 예술적인 성향이나 자유로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잘 정돈된 일들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두가지 각기 전혀 다른 성향이 서로를 보완하고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것은 조금은 욕심이라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 다가올 미래에는 아주 숙련된 기능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작업하는 사람들을 요구한다고 하니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각기 다양한 모양으로 만드셨습니다. 인간은 모든 사람이 다 다른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의 특성이 자기의 삶의 모습을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갑니다. 부족한 부분도 있고 잘 하는 부분도 있어서 우리는 서로 연합하여 공동체를 만들고 가정을 이루며 친구가 되어갑니다. 만일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할 수 있다면 친구나 공동체의 필요는 조금 축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겸손하지 않다하더라도 우리는 자기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압니다. 그래서 때로는 포기하는 것들이 생기기도 하고 다른 이들의 도움을 요청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이 큰 공동체를 이루고 사회를 만들어 갈 때에 조금 더 많은 일들을 하게됩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문득 나에게 교회 공동체는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우리가 연합하여 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데 우리 각자가 서로에게 어떤 부분을 채우고 연합하여 한 소망을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이지만 또 어떤 이들은 창의적이고 직관적입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기도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께 교회라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것이라면 같은 소망이 있는 것입니다. 조금 아름이나 모양은 다를지 몰라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구원의 복음을 확장하는 소망말입니다.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좌뇌와 우뇌가 서로를 이해하고 기꺼이 도우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수고와 애씀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 함께 같은 소망을 향해 달려가는 일이야 말로 더 많은 수고와 애씀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기쁨으로 이 길을 함께 달려가는 런던제일장로교회이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