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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런던에 와서 살아온지 꽤 긴 시간이 흐르면서 사면으로 보이는 것이 거의 평탄한 지형입니다. 산이라고해야 Fanshawe Conservation Area 안에 있는 산책길이나 Komoka Provincial Park에 있는 언덕 정도입니다. 그외에는 거의 굴곡이 없이 그저 그렇게 이어진 땅이어서 산이란 것은 간혹 먼리 떠나는 여행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산을 볼 수 없으나 산을 오르는 것이 어떤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리산을 종주하면서 경험한 크고 깊은 산의 모습과 자주 가던 남한산성이나 검단산도 오르기에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걸음은 계곡과 숲을 지나면서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그러나 얼마지 않아서 다리는 아파오고 숨을 가쁘게 쉬게 됩니다. 언제 정상이 보일런지 올려다 보아도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오르다가 쉬고 내려가면 그만이지만 그래도 한번 오른 산을 정상에 도착하지 않고 내려가기는 싫습니다.

 

기필코 정상에 오르고나면 눈이 시원해지는 풍경을 만나게 되고 그동안의 힘겨움을 잊을만큼 멋진 광경에 심취하게 됩니다. 거기서 시원한 물이라도 한잔 마시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예전에는 산에 갈 때마다 먹을 것을 싸들고 가서는 김치찌개에 밥을 먹곤했습니다. 그리곤 한두시간 찬양을 부르다가 내려옵니다.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또 격려하며 혼란스러운 상황에 앞으로 나갈 길을 고민하기에도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내가 올라가는 산은 내 눈에 결코 보이지 않는다. 어느정도 올라가서 만난 고갯마루에서 비로소 내가 올라온 산을 보게 된다.” 

 

올라가는 동안은 내가 오르는 산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정상을 보거나 내가 딛는 땅을 볼 뿐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올라서고 나면 한 고개에 서고 그곳에 서면 비로소 내가 올라온 길을 돌아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가 오른 산이 어떤 모양인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인생도 그런것 같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동안에는 내가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을 다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목표하는 곳을 바라보며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비로소 내가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렇게 내가 살아온 시간들이 나의 인생이 되고 내가 오르는 삶의 목적지가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도 그러합니다. 아니 조금 더 그러합니다. 우리가 하루를 살아가며 그리스도인으로 애를 쓰지만 나의 신앙과 믿음의 길이 어디쯤에 있는지를 잘 알기 어렵습니다. 늘 부족하고 늘 연약한 모습일 뿐입니다. 이렇게 가다가 어디로 가게 될것인지가 걱정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삶이 끝이 날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지난 삶의 시간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서 계산하게 될 것입니다.

 

돌아보며 살아온 시간들이 나의 인생이 되고 나의 신앙고백이 됩니다. 연약했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의지하려고 애쓴 순간의 기록이 나의 믿음의 고백이 될 것입니다.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를 소망한 시간들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의 기록으로 남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떤 걸음을 걷고 있습니까? 우리가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내가 걷는 내 삶의 시간이 버겁고 힘겨울찌라도 오늘 하루를 그리스도인으로 살기를 애쓰는 순간 우리 인생은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모양으로 그려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결국을 아십니다. 우리는 그 결국을 살아 갑니다. 

 

가능하다면 오늘 내가 걷는 길이 내 인생의 아름다운 기록으로 남는 시간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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