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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지만 돌아보면 참 간단한 것이 이 땅의 삶입니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많은 것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 해도 결국 하루를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꽤 오래전이지만 이곳 캐나다로 떠나오면서 느낀 감회가 떠오릅니다. 여전히 살아야 하는 삶의 터전을 옮기는 작업이 간단 하지만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를 사는 삶이지만 그 간단한 삶에서 조차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소유하고 또 관계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삶의 자리를 옮겨 다른 곳으로 떠날 때에는 그곳에서 가지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다 정리해야 합니다. 집이며 차 같은 덩치가 큰 것들도 있고 행정적으로는 주소지며 의료보험도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하던 사역이며 만나던 사람들과 헤어져야하고 심지어 가지고 있던 전자제품 조차 처리해야 합니다. 가지고 있을 때는 모르지만 처리하려고 하면 참 많은 것들을(많은 것들은 잘 쓰지도 않는) 가지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 만나는 삶의 자리에서는 쉽사리 정착하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전히 새로운 곳의 삶에 적응중인 모습을 봅니다. 단순하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새로 적응하고 정착하는데는 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을 보면서 우리는 참 많이도 이 땅에 적을 두고 사는구나 싶습니다.

심지어 나라를 떠나 새로운 땅에 정착하면 비자가 나오고 차량을 구입합니다. 그러면 보험도 새로 들어야하고 캐나다에서 사회보장번호도 신청해야합니다. 의료보험이며 아이들 학교도 다 새로운 곳에서 알아보고 또 등록을 하는수고가 따릅니다.
우리가 사는 삶은 한국이나 캐나다에서나 혹은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결국 하나님 나라에서 잠깐 떠나와 하라신 일들을 하다 가는 것일 뿐일 터인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나그네로 살아가다가 부르시면 아버지의 집을 향해 가야 할 터인데도 말입니다.

그냥 발 디디고 살면 거기가 나의 집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면 그곳에 나의 교회가 되는 것인데 뭐가 이리도 복잡하게 생각하게 되는지 참 인간의 어리석음이며 삶의 복잡함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것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우리의 삶이기에 하루 하루를 적응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타고 다니는 차가 이제 거의 수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처음 사서 함께 하기 시작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0만km를 넘게 타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이 차를 타고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거리를 운전하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풍경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우리가 사는 삶의 장면들은 새로움으로 쌓여 가고 있습니다.

요즘 삶은 어떤 모양으로 쌓여 가고 있으신지 궁급합니다. 이미 익숙한 곳에서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어저면 생각하고 계획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기도해야 할 일들이 많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가 내가 살아갈 새로운 하루이길 바랍니다. 멀리 바라보며 준비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하나님이 허락하신 새로운 한 날이 되기를 원합니다. 지나고 나면 꽤 긴 시간이 나의 뒤로 펼쳐져 있을것인데 돌아보며 감사하는 삶이기를 바랍니다. 하루를 신실하게 살아냄으로 또 하루를 선물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기를 원합니다.

마치 먼 곳에서 떠나와 새로운 곳 에서의 하루를 시작하는 것처럼 새롭게 설렘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날마다 새롭게 사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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