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1 12:47

십자가에 튼 둥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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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되면 교회 입구에 있는 십자가에 새가 둥지를 틉니다. 아마도 바람을 피하기도 좋고 밤에도 작은 빛이 있어서 보온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겠다 싶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교회를 들어 설 때면 어미새들이 경계하며 날아 오르는 것을 봅니다. 십자가 안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을 겁니다.

 

어쩌면 새들은 이처럼 정확하게 계절의 변화를 알고 찾아 오는 것일까요? 새들만이 아니라 나무들도 시와 때를 따라 꽃을 피우고 새싹을 틔웁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놀라운 섭리에 순종하는 자연을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해도 봄이 왔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자연은 망가져서 계절이 자기 마음대로 오가는 것 같아도 여전히 계절은 오고 가며 새로운 한 해의 시간을 채워 가고 있습니다.

 

교회 십자가에 둥지를 튼 새를 보다가 문득 시편 84편에서 고라의 자손들이 고백하는 시를 묵상합니다. 그들은 성전에 둥지를 튼 새를 부러워하며 그들을 통해 하나님을 사모합니다.

 

84:3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 참새도 제 집을 얻고 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를 얻었나이다  
84:4 주의 집에 사는 자들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저 새들은 자기의 집을 성전으로 삼았으니 항상 하나님 앞에 있겠다고 부러워한 것입니다. 그만큼 하나님 안에 거하는 평안과 기쁨을 사모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공간적으로 교회라는 건물이 하나님의 집은아닙니다. 그래도 상징적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장소이자 하나님을 기억하는 자리인 교회가 나의 삶에 평안과 기쁨으로 자리하면 좋겠습니다. 늘 그곳을 생각하면 마음에 평안이 얻어지는 장소가 우리가 예배하는 교회였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교회부흥의 역사에 윌리엄 퀘일(1860∼1925)이라는, 감리교 목사가 있습니다. 그의 글에서 하루는 그가 고민하는 문제로 인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침대 아래로 내려가 무릎 꿇고 기도한 것을 씁니다. 

 

적막한 한밤중에 그는 자신이 베고 있었던 베개를 끌어안고 “주님, 이 고통스러운 문제를 제가 어떻게 해결해야합니까?”라며 울부짖었습니다.

 

그 때 주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네가 스스로 문제를 끌어안고 괴로워하고 있구나. 그러나 그 문제는 내가 해결할 일이구나. 너는 자라. 남은 밤 시간 내가 깨어 있으마” 말씀하셨다고 고백합니다. 그 음성에 그는 감사해하면서 비로소 평안히 잠들 수가 있었고 이후 문제는 해결됐다고 그는 증거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동행하시며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분명히 알고 입으로도 고백하지만 정작 문제가 우리를 괴롭힐 때면 그 문제를 하나님께 맡기는데 익숙하지 못합니다. 

 

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고백을 가져 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이 여전히 세상을 주관하신다는 증거들을 눈으로 보기를 원합니다. 아름다운 꽃을 바라보며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새로 돋아나는 새싹들을 만져보면서 새 생명의 기운을 경험하기를 원합니다. 온 세상이 여전히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고 그 안에서 아름답게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하나님의 능력을 세어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온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아무리 망가지고 흔들려도 하나님은 이 땅을 창조하셨을 뿐 아니라 지금도 다스리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을 향한 신뢰와 고백을 올려 드리는 예배가 되기를 바랍니다. 만약 세상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그날은 하나님의 심판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 때까지 평안으로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삶이기를 원합니다. 한나님은 오늘도 살아계씬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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