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11 08:06

평안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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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간 몸이 조금 무거웠습니다. 열왕기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만나는 이야기들과 현시대의 뉴스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고민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몸이야 다른 이유로 불편할 수도 있었을테지만 들려오는 뉴스들과 묵상하는 말씀의 무거움이 이것을 더 무겁게 받아 들이게 했던 것 같습니다.

 

너무도 익숙해진 전쟁 이야기들과 온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기후 재난의 뉴스들, 그리고 가까운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겹치면서 마음이 평안을 누리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은 이런 문제들과 어려움이 없었던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나에게 무거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흔들리는 세상 가운데서 마음에 평안을 누리고 기쁨을 잃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회피일 것입니다. 나에게 닥친 일이 아니니 잊어버리고 나의 일상을 사는 것입니다. 내 일도 산더미 같은데 엉뚱한(?)데 마음을 쓰지 않고 내 일이나 잘 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이 모든 일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찬송가 413장은 “내 평생에 가는 길”입니다. 그 아름다운 가사와 신앙고백은 찬양하는 우리들에게 놀라운 평안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작사가의 실제 이야기는 놀라운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사가 H. G. Spafford(1828~1888)는 당시 성공한 법률가였습니다. 그는 1873년 가족과 유럽 여행을 하려 했으나 급한 일이 생겨 네 딸과 부인을 먼저 유럽 가는 배에 승선시켜 보냈습니다. 그러나 배가 운항하는 중에 해상사고가 났고 배가 표류하던 중에 부인만 구조되고 네 딸이 모두 하나님 나라에 가는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작사가는 급히 배를 타고 아내를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향하던 중에 비극의 사고 해역을 지나게 됩니다. 그는 쓰라린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이 찬송 시를 썼습니다. 

 

그의 고백은 도무지 이면의 사고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기에게 닥친 슬픔을 대면하면서 오히려 믿음의 눈으로 온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그러면서 온 힘을 끌어올려 “내 영혼 평안해”라고 기도하며 고백합니다. 우리의 슬픔과 연약함, 그 죄악의 실패 속에서도 우리를 위하시며 사랑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결국 승리하게 하실 하나님을 찬양한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 이 고백과 이야기는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는 이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위로와 용기를 줍니다. 

 

이 세상은 흔들리고 우리의 삶에 들려 오는 소식들이 평안치 않을지라도 그 모든 것 위에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그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인하여 평안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라고 히브리서 저자는 고백합니다. 이 믿음의 고백이 깨달아지고 고백되기를 원합니다.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말씀 가운데 주신 소망을 붙잡고 믿음으로 그분의 인도하시는 길을 보는 것이 내 삶의 실제이길 원합니다. 그래서 내 속에서 평안을 노래하며 기쁨을 이야기 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우리는 육신으로 보는 것과 깨닫는 것이 한계이지만 하나님은 역사를 관통하시며 온 세상을 주관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모든 것의 결과를 아시고 그 길의 결국을 계획하신 분이십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오늘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평안을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말씀은 여전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위로이자 능력이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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