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개관

 

1. 명칭과 저자

 

1) 명칭

신명기는 제2의 율법책(Deutero-nomy), 또는 율법의 반복 책/계명을 자세히 설명하는 책, 모세의 고별설교 책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신세대(광야로 나온 2세대)에게 율법을 반복(요약)하여 자세히 설명할 뿐 아니라 그들을 떠나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노년의 모세가 백성들에게 간곡하게 설교하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어 성경의 제목은 신명기의 처음 두 단어를 따라 “엘-레 하드바림(םירבדה הלא)--이것들이 말씀들이니라”입니다. 헬라어로 번역된 70인역은 신명기 17:18을 따라 ‘듀테로노미온--둘째 율법, 율법의 반복’이라고 부릅니다. 영어성경은 ‘Deuteronomy’로 한글성경은 ‘신명기(申命記)’--하나님의 계명을 더욱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로 부릅니다.

 

2) 저자

신명기의 저작자는 모세입니다. 먼저 성경 자체가 증거하고 있으며(신1:5 신31:9,24 삼하2:4 삼하8:53 왕하14:6 왕하18:12), 예수님도 신명기가 모세의 저작임을 인정하셨습니다(막10:3-5 요5:46,47). 신약에서는 약 100회 정도 신명기가 언급되고 있으며, 전승은 한결같이 모세의 신명기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신명기 34장의 모세의 죽음과 그 이후의 이야기는 하나님이 계시로 쓰게 하셨거나 혹 여호수아등 다른 이들에 의해 쓰여졌다고 다양하게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2. 기록 연대와 대상

 

1) 기록 연대

출애굽사건은 전통적으로 주전 1446년에 일어났다고 생각하고, 이후 이스라엘 민족은 40년간 (주전 1446-1406) 광야생활을 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모세는 이 기간의 마지막(주전 1406년경)에 신명기를 기록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계산하는 방식은 성경의 소로몬 성전의 완공을 기준으로 거꾸로 환산하여 생각했을 때의 방식입니다.

 

신명기1:1에서 신명기의 기록을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0

“이는 모세가 요단 저쪽 숩 맞은편의 아라바 광야 곧 바란과 도벨과 라반과 하세롯과 디사합 사이에서 이스라엘 무리에게 선포한 말씀이니라”

 

2) 기록 배경과 대상

신명기서의 배경은 40년간의 광야 생활이 끝나고 이제 막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인 모압 평야입니다. 그런데 시내산에서 이곳까지의 길은 열하룻 길(신1:2)에 불과합니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에서 율법을 수여 받은 뒤 무려 40여 년이나 걸려 지금에서야 이곳에 도착합니다. 그 이유는 12정탐꾼의 보고를 듣고 올라가기를 즐겨 아니하고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원망했기 때문이었다고 모세는 지적하고 있습니다(신1:26).

 

결국 그 불순종의 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 그리고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야에서 멸절당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불순종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은 곧 안식의 땅입니다. 광야에서의 여행 생활이 종식되는 곳이 가나안이라고 한다면 가나안은 곧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의 증표인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순종하기를 거부하는 자들에게 그 안식이 주어질 수가 없습니다. 결국 불신앙의 옛 세대가 모두 죽은 뒤에 비로소 가나안을 향한 진군의 깃발이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신2:14-25).

 

하나님은 이 여호와의 군대에게 승리의 확신을 주십니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진정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야 할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40년을 회고하며 모세는 현 세대의 이스라엘에게 신명기를 주는 목적을 밝혀 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너희 조상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신4:1).

 

즉 여호와의 명령과 율법을 준행하여야만 눈앞에 보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 것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그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 것과 십계명을 설교합니다(신4:15-40). 그리고 이상을 요약하여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6:5)고 인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3. 기록 목적

 

신명기는 주로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기록된 주요내용--율법과 경고와 예언—을 모세의 입을 빌어 설교로 기술한 것입니다. 즉, 새로운 세대를 재교육하기 위하여 권면하고 기록한 것입니다.

 

광야 2세대들과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①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 받을 복과 지켜야 할 의무를 설명한 것이며

② 우상숭배가 성행하는 가나안 땅에서 지켜야 할 율법을 교훈과 설교로 기록한 것이고

③ 율법을 삶에서 실천 할 것을 양심과 신앙에 호소하고 그 내용을 알려주려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칼빈 이래로 신명기는 “십계명에 대한 길고 자세한 해설”이라고 받아들여져 온 이유도 이 때문일 것 입니다. 그러나 신명기 속에 나타나는 십계명 해설을 비롯한 설교들은 단순한 법규나 명령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심장에 호소하는 설교체로 된 지침서입니다.

 

이 설교들은 세상의 육법전서와 같이 인간행동의 하한선을 설정하고 그것을 위반하는 경우에 받게 될 징벌을 중심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의 심정을 향해 설교된 법으로 인간행동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그곳을 통해 하나님의 진정한 축복을 체험하고 하나님나라 사역에 동참할 것을 강권합니다.

 

모세는 십계명을 중심으로 율법들을 제시함으로 광야 제 2세대에게 언약갱신 속에 신실할 것을 요청합니다. 왜냐하면 시내산 언약의 당사자였던 광야 제1세대는 이미 죽었고, 광야 제2세대가 약속의 땅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호와 하나님과 이스라엘 제2세대와의 언약이 새롭게 체결될 필요성이 요구되어진 것입니다.

 

4. 신명기의 중심 내용과 신학적 주제

 

오경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는 남왕국 유다의 16번째 왕이었던 요시야 왕의 종교개혁 과정에서 발견된 율법책(왕하 22-23장)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모세가 출애굽 제 2세대, 곧 광야 세대에 속한 이스라엘 자손을 향해 설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설교는 1:1~4:43절까지로 이스라엘 자손이 호렙산(신명기는 시내산을 호렙산으로 칭함)을 떠나 가데스 바네아를 거쳐 아모리 왕 시혼과 바산 왕 옥을 멸하기까지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모세의 두 번째 설교는 4장 44절에서 26장까지로 십계명을 비롯한 여러 율법들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12-26장은 ‘신명기 법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모세의 세 번째 설교는 27장에서 마지막 34장까지로 모세의 설교와 축복 기도, 모세의 죽음 등의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가진 신명기는 전체적으로 보아 이스라엘이 이미 가지고 있던 율법에 대하여 그들의 지난 역사 돌아보며 새롭게 설교한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새로운 설교를 통해서 모세는 율법은 이스라엘 자손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지켜야 할 새로운 공동체의 삶의 원리라는 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즉 새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율법이라는 말입니다. 아울러 신명기는 단순히 이스라엘의 지난 역사를 회고하거나 추억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가나안에 들어갈 새 세대에게 과거 역사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해주는 일을 겸해서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우상 숭배와 각종 주술 행위를 버리고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라는 명령, 예배 장소의 단일화, 순종과 불순종의 강조. 사회적인 약자들을 돌볼 것을 명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의 원리 등입니다.

 

 

신학적 주제

 

1) 언약의 주인이신 하나님/이스라엘의 하나님

 

신명기는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많이 계시해 보여준다. 그래서 신명기는 유독 신약성경에서 자주 인용되는 성경이다. 신명기에서 여호와는 유일하신 하나님(4:39, 6:4)이시며, 하나님은 질투하시며(4:24) 신실하시고(7:9) 사랑하며(7:13) 자비로우시지만(4:31) 죄에 대하여 분노하시는 분(6:15)이시라고 선언한다. 바로 이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불러내시고 그들의 하나님이라고 선언하신 분이시다. 신명기에는 250회나 “너희의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2) 언약백성에게 요구되는 순종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언약을 지켜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길을 걸으며 계명에 순종하고(28:2),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10:12)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복을 받을 것이다.(28:1~14)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개인이 거룩을 추구해야 하는 근거는 바로 하나님의 성품 때문이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에 그의 백성도 거룩해야 한다.

 

3) 과거를 통해 미래를 교훈함

 

모세는 신명기를 통해 과거를 돌아본다. 그들이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언약한 후에 어떻게 광야에서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음으로 실패했는지(9:7~10:11, 1:26~26) 하나님이 그들을 도우셔서 어떻게 대적에게 승리했는지를(2:24~3:11, 29:2, 7, 8) 상기시킨다. 이 과거를 교훈삼아 하나님이 약속하신 언약의 땅 가나안을 취하라고 권면한다. 이 땅은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에게 언약하신 땅이며 출애굽시에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이다.

 

5. 개요 (Outline)

 

1:1-4:43 모세의 첫 번째 설교

1:1-3:29 불신과 하나님의 징벌

4:1-43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라

 

4:44-26:19 모세의 두 번째 설교

4:44-11:35 율례를 잘 지켜 행하라

12:1-26:19 이스라엘이 준수할 사항들

 

27:1-34:12 모세의 세 번째 설교

27:1-30:20 순종하는 자에게 임할 복과 불순종하는 자에게 임할 저주

31:1-34:12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의 임명과 모세의 죽음